인간이 인간에게 받는 치명적인 상처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명예나 자존심이 유린당한데서 오는 ‘모욕’일 것이다.
특히 경쟁자나 상관이 지위에 따른 권력을 이용해 부당하게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자존심을 짓밟을 경우 모욕감에 치를 떨게 되고 이는 곧 분노로 바뀐다.
분노는 거대한 복수심의 원동력이 된다.
일라아스
기원전 6세기경에 문자로 기록되어 추정되며 서양 최초이자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꼽힌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의 전설과 신화를 배경으로 영웅 전사의 상징인 그리스의 무장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복수를
중심축으로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 중에 마지막 50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다.
트로이 전쟁 당시 지중해는 그리스의 미케네와 소아시아의 트로이가 패권을 겨루고 있었다.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의 아우이자 스파르타의 왕 메넬레오스에게는 미모의 아내 헬레네가 있었다.
그런데 헬레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납치? 되자 이에 분노한 그리스가 동맹군을 이끌고 복수하기 위해
거대 함선을 앞세워 트로이 원정길에 오른다.
이때 그리스군의 용맹스러운 전사인 주인공 아킬레우스가 그리스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에게 자신의 여종을
부당하게 빼앗기자 이에 분노하고 복수를 다짐하면서 돌연 전투 참여를 거부한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일리아스의 분노의 주제로 크게 세단계로 전개된다
첫번째 단계에서는 전사 아킬레우스가 왜 분노하게 되는지를 밝힌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아가멤논에서 적장 헥토르로 향하는 과정을 그린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어떻게 해소되었는지를 그린다.
복수에 성공한 영웅, 그 승리 끝은 오히려 자신의 파멸과 죽음이다.
[일리아스]에는 아킬레우스의 단명하는 운명이 어머니 테티스의 말에 예언되어 있다.
나의 어머니 은족의 여신 테티스께서 내게 말씀하시기를,
두가지 상반된 죽음의 운명이 나를 죽음의 종말에 인도할 것이라고 하셨소.
내가 이곳에 머물러 트로이아인들의 도시를 포위한다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은 막힐 것이나
내 명성은 불멸할 것이오. 하나 내가 사랑하는 고향땅으로 돌아간다면 나의 높은 명성은 사라질 것이나
내 수명은 길어지고 죽음의 종말이 나를 일찍 찾아오지 않을 것이오
아들 헥토르의 시신을 찾으러 온 트로이의 와 프리아모스는 단신으로 적지의 아킬레우스를 방문한다.
위대한 프리아모스는 그들 몰래 안으로 들어가서는 가까이 다가가 두 손으로 아킬레우스의 무릎을 잡고
자기 아들들을 수없이 죽인 남자에게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간청한다.
신과 같은 아킬레우스여 그대의 아버지를 생각하시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신을 정성스럽게 수습해서 프리아모스에게 넘겨준다.
적이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가 느껴진다
일리아스에서 영웅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운명이다. 영웅등의 죽음은 인간의 우연한 죽음이 아니라
신들의 의지가 개입된 죽음이다. 인간의 운명은 신에 의해 결정된다.
[일리아스]는 그리스 비극과 수많은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어 서구문학의 원형으로 불린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을 통해 인간의 '원형'을 만들어낸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가 불굴의 영웅을 나타내느 원형이라면 트로이 전쟁의 원인인 파리스는 전투를 주저하는 나약한 영웅의 원형이다. 네스트로는 갈등을 중재하는 원로로서 '중재자의 원형'이 되었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를 통해 말하기와 설득의 중요성을 들려주려는 것이다. 이는 훗날 그리스 민주정치에서 공적인 토론과 논쟁의 문화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일리아스]는 연설과 설득, 논쟁의 실전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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